스타킹과 양말 서랍, 말아서 세우는 정리의 장점
솔직히 고백하자면, 예전에 저는 서랍 정리에 돈만 여러 번 날린 사람이었습니다. 처음엔 저가형 플라스틱 칸막이 트레이를 샀는데, 칸이 너무 얕아서 양말이 넘쳐 흘렀고 몇 달 만에 모서리가 갈라졌어요. 그다음엔 접착식 서랍 칸막이를 붙였는데 며칠 못 가 떨어졌죠. 그렇게 두어 번 실패하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 문제는 도구가 아니라 정리 ‘방식’이었다는 걸요. 그래서 이번엔 물건을 새로 사기 전에, 접는 방식부터 바꿔 보기로 했습니다. 바로 양말과 스타킹을 눕히지 않고 말아서 세우는 방법입니다.
왜 바꾸기로 했나
기존엔 양말을 한 켤레씩 포개서 서랍에 차곡차곡 눕혀 쌓았습니다. 문제는 서랍을 열 때마다 위에 있는 양말만 눈에 들어온다는 거였어요. 아래쪽에 깔린 양말은 존재조차 잊고 살았죠. 결국 매일 같은 서너 켤레만 돌려 신고, 나머지는 서랍 바닥에서 잠자고 있었습니다. 스타킹은 더 심각했어요. 얇은 데다 서로 엉켜서, 한 짝 찾으려다 서랍 전체를 뒤집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말아서 세우는 정리는 이런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합니다. 양말을 돌돌 말아 작은 원통 모양으로 만든 뒤, 그 원통을 서랍에 세로로 세워 넣는 방식이에요. 이렇게 하면 서랍을 열었을 때 모든 켤레의 ‘얼굴’이 한눈에 보입니다. 마치 서점에서 책을 눕혀 쌓지 않고 세워 꽂아 두는 것과 같아요.
첫인상 —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갔습니다
기대를 안고 주말 오후에 서랍 하나를 통째로 비우고 전부 말아 세웠습니다. 결과는 만족스러웠어요. 서랍을 여는 순간 모든 양말이 한 줄로 서 있는 모습이 꽤 뿌듯했습니다.
다만 첫인상에서 솔직한 아쉬움도 있었어요. 처음 세팅하는 데 시간이 꽤 걸립니다. 양말 수십 켤레를 하나하나 말아 세우는 건 생각보다 지루한 작업이었어요. 한 시간 가까이 앉아서 말았던 것 같습니다. “이걸 매번 해야 하나” 싶은 걱정이 들 정도였죠.
몇 달 써 보니 보이는 것들
지금은 이 방식으로 정리한 지 계절이 한 번 넘게 바뀌었습니다. 봄에 시작해서 이 더운 늦여름까지 이어 온 셈이에요. 그 사이에 알게 된 장단점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양말이 골고루 신긴다는 것입니다. 모든 켤레가 눈에 보이니 안 신던 양말까지 자연스럽게 손이 가더군요. 덕분에 서랍 바닥에서 잠자던 양말이 사라졌습니다. 두 번째 장점은 수납량이 늘었다는 점이에요. 눕혀 쌓을 때보다 세워 넣으니 같은 서랍에 더 많이 들어갑니다. 자투리 공간 활용이 확실히 좋아졌어요.
의외의 장점도 있었습니다. 스타킹을 부드럽게 말아 세우니 엉킴이 크게 줄었다는 거예요. 예전처럼 한 짝 찾다가 다른 스타킹 올이 나가는 일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얇은 의류를 다룰 땐 이런 사소한 차이가 수명을 좌우하더라고요.
물론 아쉬운 점도 분명히 있습니다. 양말을 다시 말아 넣는 습관이 안 들면 금세 무너집니다. 빨래를 개고 나서 무심코 눕혀 던져 넣으면 세워 둔 줄이 흐트러져요. 결국 이 방식은 도구의 문제가 아니라 습관의 문제라, 정착까지 몇 주는 의식적으로 신경 써야 했습니다. 또 너무 두꺼운 겨울 수면양말은 말면 부피가 커져서, 이런 건 따로 큰 칸에 눕혀 두는 편이 낫더군요.
서랍 칸막이는 여전히 필요할까
말아 세우는 방식을 쓰면 칸막이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제 경험은 조금 달랐습니다. 세운 양말이 서랍을 여닫을 때 앞뒤로 쓰러지는 걸 막으려면, 서랍을 몇 개의 구역으로 나눠 주는 게 좋아요. 다만 비싼 전용 칸막이까지는 필요 없었습니다. 낮은 리빙박스나 작은 정리함 몇 개로 구역만 잡아 줘도 충분했어요. 예전에 실패했던 얕은 트레이의 교훈이 여기서 도움이 됐습니다. 이번엔 ‘칸을 나누는 것’과 ‘깊이 있게 세우는 것’을 분리해서 생각했거든요.
지금도 쓰고 있고, 이런 분께 권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도 이 방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세팅이 번거롭다는 단점을 감안해도, 매일 서랍을 열 때의 편리함이 그걸 넘어서더군요.
추천 대상은 이렇습니다. 서랍 아래쪽 양말을 자꾸 잊고 사는 분, 스타킹 엉킴에 스트레스받는 분, 좁은 서랍에 수납량을 늘리고 싶은 분이라면 한 번쯤 시도해 볼 만합니다. 반대로 양말 켤레 수가 아주 적거나, 빨래 후 다시 마는 과정을 도저히 못 견디겠다 싶은 분에겐 굳이 권하지 않겠습니다. 어떤 정리법이든 자기 생활 습관과 맞아야 오래가니까요. 저에겐 맞았고, 덕분에 서랍 앞에서 헤매던 아침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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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LifeGoods Editorial Team | 최초 작성일: 2026.08.06 | 최종 업데이트: 2026.08.06
사진: Carrie Allen www.carrieallen.com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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