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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모자 보관, 챙 모양 살리는 수납 요령

여름 모자 보관, 챙 모양 살리는 수납 요령
여름 모자 보관, 챙 모양 살리는 수납 요령

몇 해 전, 여름 내내 잘 쓰던 챙 넓은 밀짚모자를 옷장 위 칸에 아무렇게나 얹어뒀다가 이듬해에 꺼내 보고 한숨을 쉰 적이 있습니다. 다른 짐에 눌려 챙 한쪽이 접힌 자국이 그대로 굳어 있었거든요. 물을 뿌려 펴봐도 그 주름은 끝내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때 산 저가 밀짚모자가 특별히 나빴던 건 아닙니다. 보관을 우습게 본 제 잘못이었죠.

그 경험 이후로는 여름이 끝날 무렵 모자를 어떻게 넣어두느냐에 신경을 쓰게 됐습니다. 올여름 폭염이 한풀 꺾이면 또 정리철이 오는데, 그동안 이런저런 방식을 직접 써보며 알게 된 것들을 솔직하게 풀어보려 합니다.

왜 따로 신경 쓰게 됐나

모자는 옷과 달리 개서 쌓을 수가 없습니다. 캡모자는 챙이 딱딱하고, 밀짚모자와 버킷햇은 위에서 누르면 형태가 죽습니다. 옷장 선반에 그냥 올려두면 다른 물건에 눌리거나, 반대로 굴러떨어져 밟히기 십상이죠. 그래서 ‘눌리지 않게, 챙 모양을 유지한 채’ 넣어둘 방법을 계속 찾게 됐습니다.

처음엔 별생각 없이 안 쓰는 종이 쇼핑백에 모자를 세워 담아 옷장 구석에 뒀습니다. 나쁘지 않았지만 여름 장마를 지나며 종이가 눅눅해지고, 한 봉지에 여러 개를 욱여넣다 보니 결국 서로 눌렸어요. 그래서 방식을 바꿔가며 몇 계절을 지냈습니다.

지금 쓰는 방식 — 종류별로 다르게

캡모자는 세우거나 걸어서 보관합니다. 캡모자에서 제일 중요한 건 앞챙의 완만한 곡선입니다. 위에 무거운 걸 올리면 이 곡선이 눌려 펴지거나 반대로 꺾입니다. 저는 벽에 얇은 후크를 여러 개 붙여 챙 부분을 걸어두는 방식으로 정착했습니다. 챙이 아래를 향하게 걸면 곡선에 힘이 실리지 않아 형태가 오래 유지되더군요. 서랍장 위 자투리 공간에 북엔드처럼 세워 나란히 꽂아두는 것도 괜찮았습니다.

챙 넓은 밀짚모자·버킷햇은 속을 채워 눕힙니다. 챙이 넓은 모자는 걸어두면 오히려 자기 무게로 챙이 처집니다. 그래서 이런 모자는 머리 닿는 부분(크라운)에 뭉친 티셔츠나 얇은 수건을 살짝 채워 형태를 잡아준 뒤, 챙이 눌리지 않는 넓고 낮은 리빙박스에 눕혀 보관합니다. 속을 채우면 크라운이 폭삭 주저앉는 걸 막아줘서, 이 작은 차이가 다음 여름의 모양새를 갈랐습니다.

여러 개라면 챙끼리 겹치지 않게 둡니다. 같은 상자에 여럿 넣을 땐 챙과 챙이 포개지지 않도록 방향을 엇갈려 놓습니다. 챙이 서로 눌리는 게 변형의 가장 흔한 원인이라, 이것만 지켜도 절반은 성공입니다.

몇 계절 써보고 알게 된 것

가장 크게 체감한 건 습기 관리가 형태 유지만큼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여름 모자는 땀과 자외선차단제가 밴 채로 시즌을 마칩니다. 그대로 밀폐하면 특유의 냄새가 배고, 밀짚 소재는 눅눅한 곳에서 곰팡이가 피기도 합니다. 그래서 넣기 전에 반드시 하루 이틀 그늘에서 바람을 통하게 말리고, 상자 안에 제습제를 하나 넣어둡니다. 실제로 곰팡이나 냄새 관련 생활 정보는 환경부의 실내 습도 관리 자료에서도 결이 비슷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데, 결국 ‘완전히 말린 뒤 습기 없는 곳에 둔다’는 원칙 하나로 정리됩니다.

지금도 이 방식을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캡모자는 후크에 걸고, 밀짚·버킷햇은 속 채워 낮은 박스에 눕히는 것. 손이 아주 많이 가는 일은 아닌데, 다음 여름에 꺼냈을 때 모양이 살아 있으면 그 잠깐의 수고가 아깝지 않다는 걸 매년 느낍니다.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솔직히 이 방식의 단점은 자리를 꽤 차지한다는 것입니다. 모자를 눌리지 않게 두려면 필연적으로 넓고 낮은 공간이 필요합니다. 옷처럼 압축해 부피를 줄일 수가 없죠. 모자가 대여섯 개만 돼도 리빙박스 한두 개를 통째로 내줘야 해서, 수납 공간이 빠듯한 집에서는 부담스럽습니다. 저도 자리를 많이 잡아먹는 챙 넓은 밀짚모자는 정말 아끼는 것 한둘만 남기고 정리하는 쪽으로 마음을 바꿨습니다.

또 하나, 벽에 후크를 붙이는 방식은 벽지나 벽면 상태에 따라 자국이 남을 수 있습니다. 붙였다 떼는 접착 후크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떨어지기도 하고요. 무거운 모자를 여러 개 걸면 후크가 버티지 못하니, 걸이에는 가벼운 캡모자만 두는 게 마음이 편했습니다.

이런 분께 권합니다

여름마다 모자를 즐겨 쓰고, 특히 챙 모양이 생명인 캡모자나 밀짚모자를 몇 개 이상 가진 분이라면 이 방식이 확실히 도움이 됩니다. 반대로 모자가 한두 개뿐이라면 굳이 상자까지 갖출 것 없이, 눌리지 않는 자리에 속만 채워 얹어둬도 충분합니다.

핵심은 딱 하나예요. 넣기 전에 완전히 말리고, 챙에 힘이 실리지 않게 둔다. 이 두 가지만 지키면 저처럼 이듬해에 접힌 자국을 보며 한숨 쉴 일은 없을 겁니다. 폭염이 한풀 꺾이는 요즘, 올여름 열심히 쓴 모자를 어떻게 넣어둘지 미리 자리를 봐두시길 권합니다.

이 글을 쓰며 참고한 것

  • 환경부 — 실내 습도·곰팡이 관련 생활환경 정보

작성: LifeGoods Editorial Team | 최초 작성일: 2026.08.04 | 최종 업데이트: 2026.08.04

사진: Stephen Hocking (Unsplash)

이 주제가 처음이라면 옷장 정리가 처음이라면, 이 순서대로 읽어보세요에서 전체 글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이 기사는 저작권자의 CC BY 4.0 라이선스를 따릅니다.